▲ 영화 '프리즌'에 출연한 배우 김래원. 사진|쇼박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배우들이 작품을 선택할 때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캐릭터, 혹은 상대 배우, 또는 전체적인 작품의 흥미로움 등 다양한 이유로 작품을 선택한다.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선택하긴 어렵다. 캐릭터는 좋지만 작품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전혀 보지 않을 수 없고, 작품은 좋지만 자신의 캐릭터를 버리고 갈 순 없다. 복합적인 이유로 한 배우, 한 배우가 모이고, 하나의 작품이 탄생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프리즌에는 김래원(36)이 출연한다. 지금까지 영화에서 강인한 남성의 이미지를 많이 보여줬던 김래원은 이번 작품에서도 비슷하다. 꼴통 형사 출신으로 익호(한석규 분)가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교도소에 새롭게 수감된 죄수 유건 역으로 출연했다.

특별한 무기가 없이 진행되는 액션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다르지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았다. 교도소라는 공간은 낯설었지만, 남자들이 즐비한 그림은 낯익었다. 그럼에도 선택한 이유는 작품의 흥미로움이었다.

유건 보다는 영화가 흥미로워서 선택했다고 했고, 만만한 역할이 아니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반전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었기에 톤 조절에 실패하면 영화가 흔들릴 수 있었다. 김래원을 만나 영화 프리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Q. 어떤 지점에 끌려 선택했나.

나현 감독님이 직접 쓰신 이야기다. 모든 신, 모든 대사, 행동마다 분명한 목적이 있었고, 감독님이 잘 알고 있었다. 끌고 갈 방향도 명확했고, 내가 좋은 도구로 잘 쓰여질 것 같아서 출연을 결정했다.

Q. 좋은 도구로 잘 쓰인 것 같나.

나쁘지 않다. 좋은 도구가 되기 위해서 초반에 의견도 내고, 긴 시간 이야기도 나눴다. (나현 감독이) 대사도 바꿔줬다. 지금은 꼴통 형사로 소개가 된다. 대단한 부분은 아니었지만, 현장에서 만들어진 대사가 있다. 나중에 밝혀질 이야기에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가벼우면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니 톤 조절에 신경을 썼다.

Q. 중반부가 처지는 것 같다고 했는데, 재미있는 부분을 살리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너무 살리면 뒤가 안 맞을 수도 있다. 후반에도 꼴통을 유지했으면 어떨까라고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럴 틈이 없었다. 마지막에 몰아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톤 조절이 필요했다.

▲ 김래원은 유건 캐릭터의 특별한 지점보다 영화 '프리즌'에 끌렸다고 했다. 제공|쇼박스

Q. 톤 조절을 위해 계산된 연기를 해야 했을 것 같다.

나보다는 감독님이 잘 아실 것 같다. 내가 헷갈려하고, 감독님에게 계속 의문을 던졌다. 고민하시다가 두 버전으로 찍었다. 예를 들어 독방에 갇혀서 입김을 분다. 가벼워 보이기 위함이었는데 원래는 조금 더 무겁고 깊은 느낌이었다. 두 가지 느낌을 모두 찍었다.

Q. 액션은 지금까지도 많이 보여줘서 새롭다는 느낌이 들진 않았다. 그럼에도 유건이 끌린 이유가 있나.

유건의 어떤 지점에 끌렸다기 보다는 이 영화가 재미있었다. 교도소 안에서 세상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점이 말이다. 교도관이 죄수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교도관을 통제하는 죄수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그런 부분이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한석규 선배님과 함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Q. 한석규와의 친분은 유명하다. 그런 부분이 연기할 때 불편하진 않았나.

오히려 더 좋았다. 물론 어렵긴 하다. 대선배님이다. 가깝다고 해서 막 대하면 안되니까, 더 깍듯하게 했다. 그랬더니 선배님이 편안하게 열어 주더라.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선배님이 많이 배려해 주셨다.

Q. 달콤한 모습과 남성적인 모습이 다 있다. 대중이 다 좋아하는 것 같다.

어울리면 다행이다. 내가 그런 성향이 있는 것 같다. ‘해바라기라는 영화를 해서 이미지가 그렇게 된 것도 있고, 일상에서도 남자 후배들이 날 좋아한다. 내가 리더십이 강한 편도 아닌데, 좋아하더라. 그런 기질이 있는 것 같다.

Q. 좋은 도구로 쓰이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무엇을 의미하는가.

전에는 이런 저런 방법을 다 써봤다. 내가 고집 부려서 드라마가 잘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했다. 또 전적으로 믿고 따라보자 했는데 안된 적도 있다. 많은 일을 겪으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결론은 배우는 감독의 피조물이다. 좋은 도구로 쓰이면 된다. 그 도구가 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뛰어난 감독은 적당한 도구를 가져다 놔도 좋은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보통은 같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서로 부족한 것이 있다.

Q. 이미 작품에서 타이틀롤을 맡고 있다. 좋은 도구라면 그 롤을 버릴 수도 있는가.

좋은 작품이면 할 의향이 있다. 영화 강남 1970’도 그랬다. 물론 주연이었지만, 보조하고 서포트 하는 느낌이 강했다.

▲ 김래원은 '프리즌'이 한석규와 함께한 첫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했다. 제공|쇼박스

Q. 필모그래피가 다양하다. 이번 프리즌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냥 프리즌으로 기억될 것 같다. 한석규 선배와 같이 한 첫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한편 프리즌은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놈들, 그들의 절대 제왕 익호와 새로 수감된 전직 꼴통 경찰 유건의 범죄 액션 영화다. 현재 극장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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