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민효원 역으로 큰 사랑을 받은 이세영.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문지훈 인턴기자] 배우 이세영(25)에게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아역배우로 연예계에 첫 발을 들인 뒤 승승장구하던 이세영은 성인 연기자가 된 뒤 별다른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달 종영한 KBS2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하 '월계수')을 만나 다시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세영은 "성인 연기자가 된 이세영의 대표 작품이 뭔지 의문을 가진 분이 많았다. 그게 참 부끄러웠는데, 이세영이 이렇게 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 '월계수'인 것 같다. 그리고 '월계수'로 인해 다른 작품에 출연할 기회도 생겼다. 심지어 연말 시상식에서 베스트커플상과 신인상까지 받게 해준 작품이다"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월계수'를 만난 건 정말 큰 행운이었다. 성인 연기자로서 제대로 발돋움하게 해줬고, 다른 작품에 출연할 발판도 마련해줬다"며 다시 한번 그 의미를 강조했다.

이세영은 극중 사랑스러운 부잣집 딸 민효원 역을 맡았다. 짝사랑하는 강태양(현우 분)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오랫동안 구애하고 결국 사랑을 쟁취해냈다. 이세영은 "처음엔 이렇게 좋은 작품, 매력적인 캐릭터가 내게 왔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촬영했던 기억을 평생 못 잊을 것 같다"며 행복함을 한껏 드러냈다.

▲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민효원 역을 소화한 이세영. 사진|곽혜미 기자
8개월간 동고동락한 상대 배우 현우(32), 그리고 '아츄커플'에 대한 애착도 상당했다.

"태양이와 효원이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물이 났다. TV를 보니 눈물이 맺혀 있더라. 오래 찍은 작품이었고, 그만큼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컸던 것 같다. 효원이와 태양이의 예쁜 사랑은 영원할텐데, 나는 효원이로서 연기를 더 이상 못하니까 슬펐다" 

이세영과 현우는 극중 귀여운 러브라인으로 '아츄커플'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훈훈한 비주얼과 설레는 스킨십은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까지 선사했다. 오랫동안 촬영을 함께 하다보면 미묘한 감정이 생길 법도 했다. 이세영은 "효원이로서 태양이에 대한 애정은 어마어마하다. 8개월 동안 내가 쫓아다니고 태양이가 받아주고 하는 과정의 서사가 탄탄한데, 그 과정을 함께 했기 때문에 서로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많은 거다"라고 애틋함을 드러내면서도 "아츄커플의 팬들에게 감사하다. 실제로 우리가 사귀지 않아 죄송할 따름"이라며 웃었다.

이어 "현우 오빠랑 굉장히 친하다. 우리가 '해피투게더', '연예가중계' 등 예능 프로그램에 같이 나갔는데, 아무런 사이가 아니라고 너무 강조하면 드라마 몰입도를 깰 것 같았다. 또 베스트커플상까지 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달달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연출'임을 강조하며 선을 그었다.

현우와 이세영은 드라마를 통해 좋은 친구가 됐다. 현우는1985년생, 이세영은 1992년생으로 7살이나 차가 나지만 통하는 게 많았다. 촬영 내내 서로 다독이며 강행군을 극복했고, 생일 선물까지 챙겨주며 돈독해졌다.

이세영은 "편한 동성 친구 같은 사이인데, 괜히 둘 사이에 의혹을 불러일으킬까봐 훈훈한 이야기들을 감춰뒀다. 오빠 생일에는 내가 예쁜 니트를 사줬고, 오빠는 내 생일에 즐겨 신는 신발을 사줬다"고 털어놓으면서도 끝까지 '남자와 남자' 같은 사이임을 귀엽게 강조했다.

'월계수'와 아츄커플 로맨스를 통해 진정한 성인 연기자로 거듭났다는 이세영은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들이 참 많다. "일단 악역이 가장 욕심난다. 단순한 캐릭터보다는 악역처럼 입체적인 인물을 연기하면서 발전하고 싶다. 최근에 소설 '묵향'을 읽었는데 다크한 액션 연기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 말고도 못해본 역할들이 너무 많다. 한 가지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연기를 할 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세영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크게 열어뒀다. 현재 성신여대 미디어영상연기학부에 재학 중인 그는 최종 목표가 연기학과 교수라고 했다. "내가 알고 있는 연기 지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교수가 되고 싶다. 일단 토익 점수를 올려서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교수가 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그러려면 연기 경험도 많이 쌓아야겠다."

연기에 관해서는 항상 적극적이고 욕심도 많은 이세영. 열망이 큰 만큼 꾸준히 노력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월계수'로 얻은 인기에 행복하지만, 일희일비 하지 않고 부족함을 채워가겠다고 다짐하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 그의 꿈을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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