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우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이세영과의 커플 호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문지훈 인턴기자]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한 배우 현우(32)는 드라마 '파스타','뿌리깊은 나무','청담동 살아요','못난이 주의보' 등에 출연하며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더 웹툰: 예고살인','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 등에서도 감초 역할을 맡는 등 필모그래피도 차곡차곡 쌓았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라면 놓치지 않고 그저 열심히 했다. 한창 달리다 문득 돌아보니, 한 해도 작품을 놓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다작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얼굴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내 얼굴은 어떤 무리에 갖다 놔도 잘 어우러진다. 밋밋한 것 같으면서도 너무 심심하진 않다. 또 선하게 생겨서 감독님들이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어디 가면 흔하게 있을 법한 얼굴이다. 그런 얼굴이 다양한 연기를 할 때는 도움이 되더라."

그렇다. '현우'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은 없지만 대중은 그의 얼굴을 기억했다. 부드러운 인상으로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대중의 뇌리에 스며들었다. 물론 자신을 알릴 수 있었던 건 안정된 연기력도 뒷받침된 덕분이다. 그러다가 현우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만나 날개를 달았다. 지난 달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하 '월계수')로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해 그동안의 설움을 날렸겠다는 말을 건네자, 담담한 대답이 돌아왔다.

"10년 동안 조용히 활동했지만 급하게 올라가고 싶은 욕심은 없었다. 천천히 내 할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간 잘 될 거라고 생각했다. 누가 알아봐줬으면 하는 욕심을 가지고 연기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끝까지 인기를 못 얻었어도 난 계속 활동하고 있었을 것 같다. 그래도 '월계수'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작품 끝난 뒤에 대본이 몇 개 들어와서 조율을 하고 있다. 이 상황이 참 행복하다. 난 안 쉬고 계속 일만 할 생각이다. 어차피 출연 결정을 해도 촬영 시작 전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그 때 쉬는 걸로 만족한다."

▲ 현우는 "밋밋한 듯 심심하지 않고 선하게 생긴" 얼굴이 다작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현우가 '월계수'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극중 파트너 이세영과 호흡을 맞춘 일명 '아츄커플'의 사랑스러움 덕분이다. 아츄커플 현우-이세영은 메인 커플 조윤희-이동건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았고, 두 사람은 '2016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커플상까지 받으며 인기를 공인 받았다.

"세영 씨랑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대본에 나와 있는 커플의 모습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다보니 사랑 받은 것 같다. 신 끝에 항상 뽀뽀 같은 달달한 애드리브를 했는데 시청자들이 그걸 좋게 봐주셨다. 애드리브는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감독님이 처음에는 당황하셨다. '얘네가 왜 이렇게 과하게 하나'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다. 그런데 나중에는 애드리브를 더 하라고 OK 사인을 안 주시더라(웃음)."

애드리브가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낸 이유가 뭘까, 라고 물으니 관계의 변화를 사실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답했다. 현우는 "직진녀와 망부석 같은 남자의 조합이라, 처음에는 스킨십이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관계가 발전한 뒤에는 정말 불 같이 포옹하고 뽀뽀했다. 세영 씨가 워낙 잘해줬고, 나는 수저를 들고 옆에서 떠먹는 정도만 했다. 부끄러워도 열심히 해준 세영 씨에게 고맙다. 아츄커플이 사랑받은 건 다 세영 씨 덕이다"라며 이세영에게 공을 돌렸다.

예쁘고 잘생긴 남녀가 달달한 스킨십을 그렇게 했는데, 미묘한 감정이 생기지는 않았을까. "이세영 씨 성격은 민효원 캐릭터와 많이 다르다. 굉장히 털털하고 쿨한데, 달달한 장면 찍는 걸 너무 부끄러워하더라. 눈 맞고 연애하는 사이까지 발전할 수가 없었다(웃음). 서로 정말 편했다. 그런데 댓글을 보면 아츄커플이 사귀었으면 좋겠다, 숨기지 말고 열애를 인정해야 한다 등의 반응이 많더라. 그걸 보면서 세영 씨와 그냥 웃었다." 

아츄커플은 편한 사이로 남았지만, 옆 동네 커플 조윤희-이동건은 진짜 커플로 거듭났다.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었냐고 묻자, 본인도 놀랐다며 손사래를 쳤다. 현우는 "형 누나와 친했고 자주 함께 있었는데 그런 사이였을 줄은 몰랐다. 두 사람이 다정하길래 '서먹했다가 이제 친해졌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연인이 돼서 그런 거였다. 촬영하면서 진짜 사귀게 되는 걸 처음 봤다. 축복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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