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다른 길이 있다'에서 수완 역을 맡은 배우 김재욱. 제공|영화사 몸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삶의 의욕이 없는 남자에게 유일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영화 다른 길이 있다속 수완은 유일하다고 생각하는 자살을 결심한 인물이다.

김재욱(34)이 연기한 수완은 삶의 의욕이 없는, 나약하기만 한 경찰관이다. 어릴 때 목격한 어머니의 죽음은 트라우마로 남아 여전히 수완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버지와 최근 자신을 떠난 여자친구 등의 상황은 이런 수완을 더욱 힘겹게 만든다. 영화는 너무나도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남자를 따라가지만 지극히 현실적이다. 이런 현실적은 모습은 김재욱이 작품을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줬다.

작품을 관통하는 톤 앤 매너가 그래서 끌렸다. 수완은 상대의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분노하지도 않는다. 그냥 평범하게 살아간다.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고 힘들게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표정으로 살아가진 않는다. 현실적인 부분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현실적인 표현 방식이 감동으로 다가와 선택했지만,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어찌 보면 남아 있지 않는 감정은 연기자가 표현하기 가장 어려운 감정이었다.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사건이나 순간이 있다. 그 일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역시 각양각색이다. 이미 영화가 시작한 후 수완의 에너지를 보면, 삶의 의욕이 없었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 상황을 많이 고민하기도 했다. 그 시작점이 중요했다. 이미 자살을 결심한 사람이지 않는가. 그 시작점을 찾는 것이 중요했고, 현장에서 감독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 김재욱이 연기한 수완은 '다른 길이 있다'에서 동반자살을 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제공|영화사 몸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었고, 현장에서는 조창호 감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감독들마다 현장에서 디렉션이 달랐다. 조창호 감독이 김재욱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김재욱은 “디테일하면서도 추상적이었다며 웃어 보였다.

정말 디테일하면서도 추상적인 디렉션을 하신다. 현장에서 정말 힘들게 했다. 예를 들어 대사가 조금 떠 있는 것 같다. 톤을 내려보자라든지 좀 더 과한 표정을 지어 보자라는 디렉션은 쉽다. 조창호 감독님은 내 앞에 와서 수완처럼 행동을 하고 움직여 본다. 치열함이 느껴지는 디렉션이었다. 하하."

다른 길이 있다는 전체적으로 대사가 많지 않다. 김재욱도 마찬가지였다. 영화 속에서 희로애락을 강하게 표현하는 것은 사실 쉽다. 담담한데 대사도 없이 풀어가는 것이 훨씬 어렵다고 했다.

희로애락을 누르고 담담하게 가는 캐릭터가 훨씬 힘들다. 그렇기에 배우로서 흥미로운 작업이다. 물론 힘든 부분도 있고, 불안감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작품의 풀어가는 방식이고, 그런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믿고 나갔다. 단지 내가 이런 캐릭터를 해오지 않아서, 오래 기다린 만큼 없었던 에너지가 나왔다.”

결과적으로 수완은 동반자살을 선택하고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 사람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그 끝을 볼 순 없다. 다만 위로를 건넨다. 영화 속 없는 대사처럼 직접적인 위로가 아니라 따뜻한 손길과 표정 하나, 미소 하나로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다.

▲ 김재욱(오른쪽)은 영화 '다른 길이 있다'가 상처받은 사람에게 내미는 따뜻한 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제공|영화사 몸
“살면서 스쳐 지나온 사람들 중 한번만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들어 줬어도 치유가 됐을 상처를 지닌 사람이 있다. 말이 아니고, 조용히 내미는 따뜻한 손 같은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너무 지나쳐 왔다. 감독님의 의도도 그런 부분이었다. 상황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달라지는 영화가 있다. 이 작품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한편, 김재욱과 서예지가 호흡을 맞춘 영화 다른 길이 있다는 동반 자살 사이트에서 알게 된 두 남녀가 동반 자살을 위해 만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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