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그래, 가족' 포스터. 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유)스튜디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미우나 고우나 언제나 함께하고, 다른 줄 알았는데 나의 분신처럼 닮아있다. 품기는 싫지만,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다. 앞에 보이면 짜증나지만 안보이면 불안하다. 좋으면서도 싫고, 싫으면서도 좋은, 바로 가족이라는 이름이다.

영화 그래, 가족’(감독 마대윤)은 위에 설명한 관계를 유지하는 그런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연 없는 가족 없고, 아픔 없는 가족 없다. 반대로 생각하면 사연이 있는 만큼 스토리가 있고, 아픔이 있는 만큼 큰 기쁨도 있을 것이다

그래, 가족에 등장하는 삼 남매도 여느 가족 못지 않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 이미 과거 어떤 관계였는지 잊었다. 자신의 상처를 돌보느라, 죄책감을 지우기 위해 과거 행복했던 기억마저 지웠다.

장남 성호(정만식)는 번듯한 직장이 없다. 사람만 좋아 친한 친구에게도 사기를 당하고, 사기 당한 사람에게 또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둘째 수경(이요원)은 삼 남매 중에서는 가장 잘났을지는 모르지만, 그래 봤자 흙수저다. 10년동안 모든 연차 반납하고 열심히 뛰었지만, 결국 좋은 기회는 돌아오지 않는다.

셋째 주미(이솜)는 예쁘다. 예쁘긴 한데, 아주 예쁘다. 결국 능력없이 예쁘기만 하다. 이들에게 막내가 나타났다. 동생이라기 보다는 아들이라 해도 믿을 만큼 어린 남동생 낙이 나타났다. 이미 꼬일 대로 꼬인 삼 남매는 사 남매가 되고, 이들의 관계는 더 꼬이기만 한다.

▲ 영화 '그래, 가족' 스틸. 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유)스튜디오
‘그래, 가족을 보고 있으면 어디서 많이 본 듯 하다.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옆집 이야기 같기도 하다. 만나기만 하면 눈을 흘기고, 싸우는 장남 성호와 잘난 수경의 싸움은 항상 우리 집에서 벌어졌던 이야기 같다. 그래서 더욱 친숙하고 더욱 공감이 간다. 이런 공감은 영화 말미에 들려오는 감동의 진폭이 크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한다. 바로 우리 가족같은 느낌, 동질감에서 오는 감동이다.

그래, 가족의 기시감은 어쩔 수 없다. 가족 영화라는 장르가 지닌 익숙함이다. 하지만 지루함은 덜하다. 성호와 수경, 주미,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막둥이 낙이 등 등장 캐릭터들의 향연이 지루함을 덜어낸다.

또 만년 알바생 20대 주미와 빽 없는 평범한 30대 직장인을 대표하는 수경, 40대 중년 가장의 무거운 어깨를 대표하는 성호까지, 20부터 40대까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들을 대변한다. 관객들은 각기 자신의 입장에 있는 인물에 감정 이입을 하며 위로를 받고 상처를 치유 받는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흐르는 눈물은 자연스럽다. 후회와 슬픔보다는 가슴이 먹먹해지고, 따뜻해지는 그런 눈물이다. ‘이래서 가족이구나를 느끼며 흘리는 아주 따뜻한 눈물이다.

한편 그래, 가족은 핏줄이고 뭐고 모른 척 살아오던 삼 남매에게 막내 동생이 예고없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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