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양세종이 '낭만닥터 김사부'의 도인범을 완성하기 위해 고민한 것에 대해 말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본질적인 것들을 찾는 것이 최우선이에요.”

본질적인 것을 찾는 것. 배우 양세종(25)이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이다.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를 정확하게 꿰뚫는 것이 먼저이고, 이후에 그 사람의 행동이나 말투를 덧입힌다. 지난달 종영한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속 도인범도 이렇게 탄생했다.

양세종이 연기한 도인범이라는 인물은 ‘금수저’ 인생을 살고 있고, 또 그 사실이 너무나 당당한 사람이었다. 싸가지도 없고 남에 대한 배려도 없다. 그런 그에게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게 있다면 아버지다. 아무리 노력해도 완벽주의자인 아버지를 만족시킬 수 없었고 그에 대한 부담이 늘 있었다. 이런 도인범은 양세종이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인물이다. 그래서 그는 많은 것들을 생각했다.

양세종은 “도인범을 준비할 때 집에서 눈을 감고 스스로를 도인범이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도인범의 집 가구 배치도를 생각해 보고, 또 그림 액자는 어떤 종류가 있었을까, 물건을 놓을 때는 어떤 리듬이 있을까, 이런 것들을 많이 찾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친구는 어떤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가. 이 아이는 왜 아버지한테 단 한 번도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했을까. 아버지 외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표현할까. 그리고 어떤 향수를 뿌릴까. 이런 것들을 먼저 찾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인물을 구성하는) 본질적인 것들이 많이 쌓이다 보면 외적인 것들은 알아서 따라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물이 뿌리는 향수, 좋아하는 와인, 생활 리듬을 찾다 보면 그 사람의 습관과 말투가 따라온다는 것이 양세종의 지론이다.

▲ 배우 양세종의 얼굴은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다. 사진|곽혜미 기자

도인범이라는 인물을 완성하기 전, 하나 참고한 것이 있다면 헬스장에서 만난 의사다. 양세종은 “‘낭만닥터 김사부’ 촬영 전, 사전 제작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촬영을 했다”며 “그때부터 지켜본 분이 있다. 헬스장에서 본 사람이었는데 항상 예민해 보였다. 너무 궁금해서 트레이너에게 그분에 대해 물어봤더니 의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그 뒤로 그분을 몰래몰래 많이 관찰했다”며 “도인범을 거기서 많이 따왔다. 항상 눈꼬리가 올라가 있고, 얼굴이 날렵하고, 몸도 왜소하다. 자기 관리가 철저했고 걸을 때조차 잔 동작이 없었다. 헬스장 내에서 걸어 다닐 때도 다음 목표가 확실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러 과정이 얽혀 탄생한 도인범이라는 인물은, 신예 양세종을 ‘도인범’이라는 캐릭터로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 있도록 만들었다. 캐릭터로 불릴 수 있다는 것은 신인에게 흔하지 않은 기회다.

도인범이라는 캐릭터를 만났고, 작품이 끝나자 바로 다음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그였기에 가능한 결과는 아니었을까?

“인생의 큰 목표나 계획을 세워두지 않는 편이에요. 오늘 하루 주어진 일, 핵심적으로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거죠.” 

다음 작품도 마찬가지다. 자신 앞에 찾아오는 다른 작품들을 위해 양세종은 “도인범처럼 또 인물에 걸맞은 향수를 찾고, 그가 마실 와인을 찾아 나설 것” 이다. 그가 찾는 다음 향, 그리고 와인은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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