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공조'에서 남한형사 강진태 역으로 출연한 배우 유해진.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배우들마다 특유의 이미지가 있다. 어떤 배우는 강렬한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인상 깊은 악역으로 기억되고, 또 어떤 배우는 따뜻한 느낌으로 호감형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는 작품 속 캐릭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 외에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평소 대중에게 보여주는 이미지도 한 몫 한다.

배우 유해진은 영화 속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맡았지만, 유독 호감형의 이미지로 기억되는 배우다. 영화 그놈이다에서는 살인마로 등장했고, 영화 극비수사에서는 납치 사건 해결을 돕는 도사 역으로 등장했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는 멀미가 심해 해적해서 산적으로 이직(?)한 인물로, ‘타짜시리즈에서는 입담 좋은 타짜로 출연해 관객들을 만났다. 정말이지 다양한 인물이고, 특정 캐릭터로 규정 지을 수 없는 배우다. 이런 유해진의 호감형 이미지를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다. ‘삼시세끼에서 보여준 편안한 느낌은 그에게 호감을 갖게 만들기 충분했다.

호감형 이미지와 함께 유해진이 능한 것이 있는데 바로 생활연기다.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웃음이나 과하지 않은 코미디는 유해진의 장점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장점이다. 영화 공조에서 이런 장점은 더욱 빛난다. 정 뿐만 아니라 빈틈까지 많은 남한형사 강진태 역으로 등장한 유해진은 딱딱하고 빈틈이 없어 보이는 북한형사 림철령(현빈) 옆에서 시너지를 발휘했다.

유해진은 공조에 출연한 것에 대해 왔길래 덥석 물었다고 표현했다.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라서 유해진에게 더 좋은 작품으로 다가왔고, 현빈과의 호흡도 참으로 좋았다. 지난 2016년 전작 럭키69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 럭키하게 마무리했고, 2017공조로 유쾌하게 출발했다. 유쾌한 영화 속 캐릭터만큼이나 유쾌한 유해진을 만났다.

▲ 유해진은 현빈과 술자리가 연기할 때도 좋은 영향을 줬다고 했다. 제공|CJ 엔터테인먼트

Q. 시나리오를 본 후 어떤 느낌이 들었나.

왔길래 덥석 물었다. 남과 북의 공조 수사 보다 결국 림철령과 강진태, 사람의 이야기로 마무리 되는 부분이 좋았다. 거창한 것 보다는 당신과 나의 이야기, 소수의 정을 나누는 그런 이야기가 좋았다. ‘공조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

Q. 의도하지 않은 웃음이 많다.

늘 하는 이야기다. 차 안에서 철령과 진태가 하는 행동이나 그런 부분이 있다. 진태의 빈틈으로 웃기는 부분이다. 철령은 꽉 찬 사람이고, 진태는 빈틈이 있는 사람이다. 차이가 있는 사람이고, 그런 사람들이 만났을 때 뉴 밸런스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이번 작품에서 강진태의 롤은 무엇이었나.

가장 큰 것은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영화의 끝에서 진태와 철령이 일 대 일로 남았을 때 너와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남자 대 남자, 인간 대 인간으로 정을 느끼는 부분에 포커스가 있었다. 거기까지 가기 위해서는 밸런스가 있어야 한다는 숙제가 있었다. 나의 목표는 밸런스를 맞춰 새로운 밸런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Q. 그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현빈과의 호흡도 중요했을 텐데.

현빈 씨와 술을 마셨다. 촬영이 일찍 끝났고, 회식을 했는데, 현빈 씨가 술을 한 잔 더 하자고 하더라. 술을 마시고 다음날 해장까지 하고나니 조금 더 가까워졌다. 연기하면서 분명 도움이 됐다. 남자들이 술 한잔 하다보면 금방 친해진다. 편하고 좋았다.

Q. ‘공조에서 세 여자(아내, , 처제)의 사랑을 받는다. 가족에 대한 대리 만족도 있었을 것 같은데.

맞다. 대리만족하는 부분이었을 것 같다. 친구들 집에 가면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내 입장에서는 대리만족인 셈이다. 가족이 사는 공간이고, 정말 평범한 모습이다. (형사 남편을 둔 이유로) 칼을 맞을까 걱정하는 부인과 스마트폰을 사 달라고 하는 딸, 지방에서 올라와 있는 처제 등 평범한 우리의 모습이고, 소소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 영화 '럭키' 흥행 이후 충무로 럭키가이로 통하는 배우 유해진. 제공|CJ 엔터테인먼트
Q. 그 안에 살고 있는 진태의 사람 냄새 나는 연기가 좋았다.

사실 나는 그런 생활이 없었다. 진태의 집은 나에게 아주 먼 미래였다. 그런 아파트에 사는 것이 꿈이었던 시간이 있었다. 나에겐 이상향이었다. 그래서 그런(사람 냄새 나는) 연기가 나왔던 것 같다. 옆 집에 사는 공무원 아저씨를 부러워했고, 나의 로망이기도 하다. 흘러간 과거이긴 하지만 나에겐 귀중한 시간이다. 만약 그런 시간이 없었다면, 흉내만 내는 연기를 했을 것이다.

Q. 영화가 2편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다시 출연할 생각이 있는가.

나는 그런 의사가 있지만 결정은 제작사가 하는 것이다. 그보다 더 먼저는 관객이다. 이번 작품을 보고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으면 만들지 말라고 해도 제작될 것이다. 관객들에게 먼저 선택을 받아야 한다.

Q. 요즘 '럭키가이'라는 말 많이 듣지 않나.

영화 럭키가 정말 잘 됐다. 많은 분들이 밀어줬다는 생각이 들고, 감사한 마음이 분명히 있다. 이런 행운이 쉽게 오지는 않는다. 연기자로 살면서 한 번 오기도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어머니가 보고 계시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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