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신현준이 2월 후배들을 위해 '연기캠프'를 개최한다. 사진|곽혜미 기자, 장소제공|K WAVE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배우 신현준이 색다른 도전을 한다. 연기를 가르치는 많은 배우들은 있었지만, 직접 기획에 나서서 ‘연기캠프’를 개최하는 배우는 없었다. 신현준이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데뷔한 신현준은 약 30년 가까이 연기 한 우물만을 파고 있다. 다른 일이라고는 KBS2 연예정보프로그램 '연예가 중계' MC 정도가 전부다. 배우로서의 입지도 어느 정도 다진 그는 지난 2010년부터는 인덕대학교 방송연예과 전임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교단에 선지 7년, 이번엔 그가 ‘연기캠프’를 직접 기획하고 개최한다.

‘2017 신현준의 연기캠프’는 기회가 없었던 배우 지망생들을 돕고, 또 현장 중심의 교육을 하고 싶다는 뜻에서 기획됐다.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3박 4일간 남서울대학교에서 진행된다.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신청서를 낸 사람들 중 약 200명을 선발해 캠프를 진행한다.

신현준은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지 7년 째”라면서 “제자들한테 더 애정이 생기고, 또 욕심이 나면서 ‘연기캠프’라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내가 첼로를 전공했다”며 “음악은 캠프라는 시스템이 있더라. 아이들이 방학 때 캠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실력이 늘어서 나간다더라”고 설명했다.

이런 시스템이 왜 연기자에게는 없을까 생각하던 그는 3년 전부터 기획에 착수했다. 어떤 방식으로 해야할지, 또 어떤 커리큘럼으로 운영을 해야할지, 연기 캠프에 들어온 사람들을 가르치는 강사는 누가 좋을지를 고민하고 또 섭외하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그가 이렇게 물심양면으로 뛰었던 이유는 “기회가 오지 않아 자신의 꿈을 접는 사람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제자 중 한 명이 학교를 졸업한 뒤 캐스팅이 안돼 은행에 취업한 경우가 있었어요, 마음이 아팠죠. 모든 사람들에게 입문의 기회가 오지는 않죠. 그래서 꿈을 접는 사람이 많아요. 자신의 꿈은 배우였는데, 어떤 상황 때문에 포기했던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열정을 심어주고 기회를 제공해주고, 그런 분들이 자기 꿈에 다시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 신현준은 '연기캠프'를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꿈을 포기했던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장소제공|K WAVE

신현준이 ‘연기캠프’에서 가르치는 것은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성을 찾아줄 것”이라면서 “현장에 나갔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집중적으로 가르쳐 줄 것이다. 또 배우라는 직업이 체중 감량과 증량 등을 자유자재로 해야 한다. 이런 걸 트레이너가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촬영 현장에 나가보지 못한 사람들은 현장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생긴다. 신현준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를 보면 숨이 막힌다”며 “자기가 생각하던 현장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기자재도 너무 많고, 침 넘기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적막하다. 처음 경험하는 것들 속에서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알려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중심의 교육을 외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신현준은 자신이 ‘장군의 아들’로 데뷔했을 때 ‘현장은 이런 것’이라고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아쉬웠던 기억을 들려줬다. 그는 “당시 임권택 감독님에게 연기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물어봤더니 '현장에 네 장면이 없어도 나와서 배워. 나도 현장에서 배웠다'고 말씀하셨다”면서 “그만큼 현장이 중요하다. 하지만 배우 지망생들은 현장에 가볼 기회조차 없다. 그런 것들을 가르쳐주고 싶다. 내가 너무나 숨막혔던 것들을 알려 주고 싶다. 분명 똑같은 생각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배우 신현준은 '현장' 중심의 교육을 강조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장소제공|K WAVE

‘현장’을 가르쳐주기 위해 내로라하는 감독들이 뭉쳤다. ‘비천무’ ‘아테나’의 김영준 감독, ‘맨발의 기봉이’ ‘형’을 연출한 권수경 감독, ‘터널’을 기획한 유재환 PD, ‘그들의 추억’ ‘킬미’ 양종현 감독 등이다. 또 배우로는 신현준을 비롯해 최수종, 하희라, 신성우가 함께한다.

신현준은 “모두 흔쾌히 강사진으로 나서겠다고 해줬다”며 “감독들은 오래 영화 현장에 있으며 똑같은 걸 느꼈다. 현장에서 신인들을 보면 답답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카메라가 슛 들어간 순간 바로 연기를 하면 안된다. ‘액션’이라고 외친 말이 마이크에 들어갈 시간을 줘야 한다”며 “이런 기본 적인 것들을 신인 배우들은 잘 모른다”고 설명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은 흔쾌히 나섰지만, 오히려 ‘연기캠프’를 한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신현준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연기) 교육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면서 “그런데 어떻게 하면 배우가 되는지를 가르쳐주는 곳이 별로 없다. 누군가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도전하는 ‘연기캠프’는 일회성으로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번이 1기라면 2기, 3기, 4기 5기 등 지속적인 프로젝트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신현준의 바람이다. 물론, 후배들을 가르치고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단순히 ‘원우회’처럼 활동하겠다는 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빨리 현장에 나갈 수 있게 가교 역할을 해주는 것뿐이에요. 강조하자면, 원우회가 아니에요. 가르치면서 저희도 많이 배우게 되죠. 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토론을 하고, 서로 윈윈하는 시스템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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