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더 킹'에서 조인성과 동갑내기 친구이자 건달 두일 역을 맡은 배우 류준열.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에서 류준열은 검사들 사이에 존재하는 유일한 건달이다. 서로 다른 공간에 존재할 것 같지만, 영화 속 내레이션처럼 누가 검사인지 누가 건달인지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류준열은 극중 들개파 2인자이자 어린 시절부터 한 동네에서 자란 검사 박태수(조인성)의 뒤를 봐주는 최두일 역을 맡았다. 태수와는 목포에서부터 인연이 있었고, 서울에서 우연히 만나 더욱 돈독한 의지를 다진다. 태수 곁에서 그의 뒤를 봐주면서, 목포 지역을 평정하는 들개파의 2인자에서, 서울로 세력을 확장해 독립하려는 야망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류준열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동안 독립영화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실력파 신예다. 영화 로봇, 소리에 짧게 등장했고, ‘계춘할망에 이어 세 번째로 상업영화에 출연한 류준열을 만났다.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등 대선배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은 연기력으로 자신의 롤을 묵묵히 해냈고,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연기를 해 나가는,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배우였다. 최근 류준열과 만나 '더 킹' 얘기를 나눴다.

Q. 시나리오를 어떻게 읽었나.

굉장히 재미있었다. 원래 시나리오를 늦게 읽는 편이다. 만화책도 다섯 권을 빌리면 이틀 동안에도 다 못 읽는 편인데, 이 시나리오는 정말 빨리 읽었다. 읽으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검찰 구조에는 익숙한 편이 아니다. 영화에서도 형사들에 대해 많이 다뤘지, 검찰에 대해서는 많이 보지 못했다. 이런 세계가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신선했다.

Q. 메시지가 굵은 영화다.

영화는 영화 자체로 놓고 보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이번에 인터뷰를 하면서 날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본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영화로만 봐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해석하기 나름인 것 같다.

▲ 류준열은 '더킹'에서 "사투리보다는 감정 전달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Q. 첫 액션이었고, 사투리 연기도 있었다. 그런 부분이 부담스럽진 않았나.

평가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주변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투리의 본질은 감정이다. 현지인처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00% 완벽하게 하는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감정만 잘 따라간다면 관객들도 이해할 거라 이야기 하시더라. 영화가 끝난 후 큰 문제가 없다고 해 주셔서 다행이다.

Q. 들개파 2인자이자 태수의 친구다. 그 사이에서 유일한 건달이기도 한데, 캐릭터 중심을 어떻게 잡아갔나.

처음엔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고민을 아예 안했다. 두일이 튀어 보이는 것에 두려움이 없었다. 튀면 튀게 두고, 튀지 않으면 또 그 역시 그냥 뒀다. 직업 자체가 튀지 않는가. 다들 검사고 나만 조폭이다. 튀는 것이 당연했다. 또 반대로 조폭이 검사 같아 보이고, 검사가 조폭 같아 보인다. 그런 지점에서 두일은 이들과 잘 섞여 있다. 감독님도 관객이 해석하도록 내버려 주는 것이 좋은 연기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Q. 두일과 태수의 과거가 정확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인물의 전사를 고민하기도 하고, 전혀 하지 않기도 한다. 두일은 과거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태수와의 관계도 과거부터 이어지는 우정이 아니라, 고향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으니까, 그 고향에서 오는 애틋함 정도의 느낌이었다. 과거보다는 펜트하우스에서 태수를 만난 후 죽을 때 까지 같이 하자라고 한 순간을 필요 이상으로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 선배들의 분위기에 기가 죽기도 했다는 류준열. 사진|곽혜미 기자

Q. 대 선배들과 함께 연기했다. 기에 눌리거나 그런 건 없었나.

정우성, 조인성, 배성우 등 엄청난 선배들이다. 첫 대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연기와 관련되지 않았던 학창시절에 이미 스타였던 선배들이다. 당연히 기에 눌리는 것이 있고, 긴장감이 있었다. 그 순간이 재미도 있고, 좋은 경험이었다. 사람이 풍기는 아우라를 느꼈다. 특히 정우성 선배님을 처음 봤을 때는 한강식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