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체포 당시 입은 패딩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스타=성정은 기자] 망신스러운 국정 농단 사태의 주역 최순실 씨가 신은 구두도, 그의 딸 정유라 씨가 입은 패딩도 화제다. 한쪽에서는 "정유라 패딩이 어느 브랜드, 얼마짜리 모델이냐"며 찾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 와중에 패딩이 보이냐"는 비판이 따른다. 국내외 패션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한국은 참 유별난 패션 소비시장이다.

정유라 씨가 덴마크에서 체포 당시 입고 있던 패딩은 3~4년 전부터 한국 겨울 패딩 시장을 휩쓸고 있는 캐나다 브랜드 N사 제품이다. 네티즌은 영상이 나오기 무섭게 이 패딩의 브랜드와 모델, 가격대까지 알아냈다. 국내 매장에서는 100만원대 중반에 판매되는 제품이다.

N사 패딩은 4년 전 한국에 공식 론칭하면서 대대적 스타마케팅을 벌였다. 2013년 12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방영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입고 나와 말그대로 '완판' 행진을 벌이기도 했고, 국내 론칭 행사에는 연예계 스포츠계 스타들이 총출동하기도 했다. 정유라 패딩은 전지현이 입었던 모델과는 다르지만, 국내에서 나란히 반응이 좋은 모델이다.

한발 앞서 이 브랜드를 띄운 패셔니스타는 이미연이었다. '별그대'보다 한달 앞서 시작한 tvN '꽃보다 누나'에 출연했던 이미연이 경쾌하게 코디하고 나온 패딩 베스트가 이 브랜드 제품이었다. 이미연, 전지현 모두 늘씬한 키에 탁월한 패션감각으로 이 브랜드 제품을 알리는데 크게 일조했다. 이외에도 김혜수, 이서진, 수영스타 박태환 등이 이 브랜드 패딩 점퍼 등을 입고 나와 스타마케팅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도 했다.

이쯤에서 궁금한 건 지난해 최순실 씨가 검찰에 출두할 당시 신고 나온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P사의 신발과 딸 정유라 씨가 입고 나온 N사의 패딩이 알려진 뒤 판매에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블레임룩'을 거론한다. ‘블레임 룩’(blame look)이란 범죄자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의 패션이 유행하는 현상을 일컫는 합성어다. 거슬러 올라가면 1999년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입고 나왔던 이탈리아 니트 브랜드 M사의 유사품 티셔츠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당시 '신창원 니트' 라는 이름으로 카피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그런데, 2017년 현재 패션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의견은 좀 다르다. "최순실은 악영향이었고, 정유라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모녀가 나란히 고가 신발과 의류를 신고 입었는데 한쪽만 판매에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견해다.

한 패션홍보 전문가는 "케이스가 다른 것 같다"며 "지난번 최순실 씨의 구두는 브랜드 인기가 하락세인데다, 최씨에 대한 인상이 비호감 그 자체였고, 신고 있던 모델도 최신 모델이 아니어서 역효과 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그런데, 이번 정유라 씨의 패딩은 안그래도 요즘 잘나가는 소위 '핫'한 브랜드인데다 최순실 씨가 끔찍하게 여기는 금지옥엽 딸이 입어 상징적인 분위기가 좀 다르다"고 설명했다. '정유라 패딩'은 결과적으로 이 브랜드 홍보 및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얘기였다.

또 다른 패션 홍보마케팅 전문가도 "그래도 (정유라 패딩 등) 판매 연결이 될 것 같다"는 비슷한 의견을 밝힌 뒤 "영상이 공개된 뒤 젊은 여성들의 대화나 SNS 등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는 점이 그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P사도, N사도 신고, 입고 나온 '모델'들이 워낙 대한민국을 뒤흔든 굵직한 사건의 주인공이라서인지 조용히 구설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눈치다. 그래도 한쪽은 찌푸리고, 한쪽은 웃을테니, 최순실-정유라 씨 모녀가 불러온 상반된 효과에 패션 관계자들도 흥미진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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