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만에 대중 앞에 나서는 배다해는 그동안 가수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제공|JTM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심재걸 기자] "그동안 많이 힘들었죠. 버티면서 살았습니다."

배다해가 6년 만에 활동하는 소감을 묻자 내뱉은 속마음이다.  

배다해의 출발은 화려했다. 2010년 여성밴드 '바닐라루시'로 데뷔해 KBS 2 '남자의 자격' 합창단 편으로 대중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로 들려준 '넬라 판타지아'는 배다해를 대표했다. 

하지만 가수 인생은 순탄치만 않았다. '넬라 판타지아'의 인상이 강한 탓일까. 그 이상을 요구하는 시선과 부담감 사이에서 꼼짝 못하고 굳어버렸다. 기회를 열어준 곡이지만 넘어야 할 숙제가 됐다. 

좌절과 슬럼프가 반복됐지만 젖먹던 힘까지 쏟아내며 다시 일어선 배다해. 지난달 30일 신곡 '똑똑똑'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켰다. 그동안 앨범만 발매한 것에 그치지 않고 지상파 음악 방송 무대에도 서며 6년 만에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배다해는 다시 웃음을 찾았다. 그리고 새벽 라디오에 어울리는 차분하고 우아한 목소리로 그 간의 속마음을 전했다.

Q. 6년 만에 다시 대중 앞에서 선 소감은.
A.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 일종의 슬럼프였다. 시도는 많이 했는데 잘 안됐다. 좌절도 많이 했다. 뮤지컬을 주로하면서 열심히 버티며 살았다.

Q. 슬럼프는 왜 오게 됐나.
A. 일단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바닐라루시에서 갑자기 솔로로 나서게 됐다.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아무 계획 없이 앨범을 내게 됐고 결과는 뻔했다. 그 이후 기획사와 헤어졌고 진짜 홀로서기를 하게 됐다. 다른 기획사에 마땅히 들어가기 쉽지 않더라. '넬라 판타지아' 이미지가 워낙 강했다. 앨범을 내고 싶은데 기회가 없었다. 그러면서 슬럼프가 찾아왔다. 인정도 못받고 잊혀지는 느낌이었다. 

Q. '넬라 판타지아'가 독이 된 느낌이다.
A. 아직도 감사한 존재다. 아무래도 회사를 만나게 되면 '넬라 판타지아'를 넘어서야 된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어느 순간 굳이 넘어설 필요가 있나 싶었다. 이제는 병행하는 법을 알게 됐다. 나는 그저 잘하는 것 하면서 같이 가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폭넓은 가수가 되려는 마음이다. 

Q. 슬럼프를 많이 극복한 모습이다.
A. 거의 정리했다. '이 길은 내 길이 아니구나'하고 마음을 내려놓은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복면가왕' 섭외가 왔다. 아직 포기 이르다는 메시지 같았다. 조금만 더 버티라는 신의 선물 같았다. 올해 다시 도전해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Q. 무대가 절실했기에 이번 복귀는 남다르겠다.
A. 너무 남다르고 간절하고 소중하다. 사실 앨범을 다시 내서 활동하는 상상을 전혀 못했다. '나는 여기까지인가 보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지난 날이었다. 잘 버티다 보니 너무 감사하게 기회가 왔다. 데뷔 때보다 감사하고 절실하다. 좋은 결과가 생기면 좋겠지만 아니더라도 '잘 버티니 다시 시작하는구나'하고 잘 봐주길 바란다.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 

Q. 왜 결과에 대한 자신감이 없나.
A. 단번에 배가 부를 수는 없다.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배다해'라는 아이가 '넬라 판타지아'하고 없어지더니 '갈고 닦고 열심히 살다가 다시 한 번 용기 내서 도전했구나'라고 봤으면 좋겠다.  

Q. 감성이 짙어졌겠다.
A. 녹음하면서 6년 간 헛되게 보내지 않았구나 느꼈다. 감성을 표현하는 게 예전보다 수월해졌다. 여전히 배워가고 있지만 지난 시간들이 있어서 '똑똑똑'의 가사도 쓸 수 있었다. 

Q. 새해 소망은.
A. 이제는 좋은 사람 만나서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싶다(웃음). 

Q. 가수 배다해의 최종 목표는.
A.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가수다. 크로스오버는 제일 잘할 수 있는 장르다. 병행하면서 같이 좋은 음악을 하고 싶다. 사무치는 트로트도 리메이크 하면 좋을 것 같다. 감성에 젖는 발라드도 좋고 밝고 희망찬 노래도 좋다. 

Q. 새해 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A. 새해에는 시국 안정이 돼서 빨리 다 행복하길 바란다. 모든 사람들이 요즘 사는 게 힘들어 보인다. 정말 상위 1%뿐 아니라 다같이 좌절하지 말고 행복하면 좋겠다. 음악이 위로가 되고 나를 보고 용기를 내면 좋겠다. 나란 사람은 아무런 능력이 없지만 노래 하나를 갖고 있다. 최대한 좋게 아름답게 사용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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