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작곡가 이형 역을 맡은 배우 차태현. 제공|NEW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배우 차태현(41)이 출연하는 영화는 언제나 편안하다. 편안한 마음으로 감정의 긴장 없이, 입가에 미소를 띤채 볼 수 있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도 마찬가지다.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다른 사람의 몸에 빙의하는 능력이 생긴 작곡가 이형이 다른 사람의 몸 안에 들어가 사랑을 연결 시켜주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품고 있다.

착한 설정 속에서 착한 인물들이 착한 삶을 살아간다. ‘너무 자극 없이 따뜻하기만 한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상관없다. 차태현이 출연하는 이런 장르를 바로 차태현 장르라고 부를 만큼 우리에겐 익숙해졌으니 말이다.

사랑하기 때문에역시 차태현 장르를 살린 작품이다. 빙의를 소재로 했지만, 공포나 스릴러 장르가 아니다. 따뜻한 힐링 코미디다. ‘헬로우 고스트에 이어 차태현이 두번째로 도전하는 빙의 소재 작품이기도 하다. 새롭진 않았지만, 유재하의 노래이기에 함께 했다.

물론 고민도 많았다. 차태현으로 인해 새로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모그래피에 변화를 주고 싶은 생각도 있고, 당연히 악역에 대한 갈망도 있다. 하지만 뻔한 것은 싫었다. 자신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를 보며, 스스로 느끼고 알고 있었다.

2017년 사랑 가득한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로 시작하는 차태현을 스포티비스타가 만났다. ‘차태현 장르에 대해, 작품 속 항상 같은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 또 배우와 예능인 사이의 고민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영화는 어떻게 봤나.

시나리오만큼 좋은 점도 있었고, 아쉬운 점도 있다. 다른 사람의 연기가 정말 좋더라. 처음부터 중요한 부분이었다. 감독님에게 내가 많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중간에 내가 나와 흐름을 끊기보다는, 초반에 빙의 된 후 내가 나오지 않아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배우들이 출연했으면 했다. 완성본은 좋다. 영화를 보면 내 분량은 별로 없지만, 보는 사람들은 많이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Q. '빙의'가 소재다. 시나리오를 본 후 어땠나.

황당할 수도 있지만, 나는 헬로우 고스트라는 작품을 했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빙의가 된다는 설정은 새롭지 않았다. 다만 유재하 씨의 노래로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큰 의미였다. 많은 노래를 사용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 내가 이 작품을 하려는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시나리오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 차태현은 '사랑하기 때문에'에 대해 빙의 소재는 신선하지 않았지만, 유재하의 노래로 만든 영화라 출연할 이유가 있다고 했다. 제공|NEW

Q. 김유정과의 호흡은 어땠나.

()유정이가 캐스팅이 됐을 때 정말 좋았다. 실제 고등학생이 고등학생 역할을 하는 게 마음에 들었다. 성인이지만, 동안인 배우가 고등학생 역할을 많이 했다. 영화에서 확실이 나이차가 보이는걸 원했다. 실제로 보니 차이가 보이더라. 유정이가 이라고 부르면서 반말을 할 때도 좋았고,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Q. 극중 '차태현을 연기하는 배우들'을 위해 해준 이야기가 있나.

다른 분들은 없었고, ()윤혜와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극 초반이기도 하고, 윤혜는 많이 보여줬다. 일부러 연기를 많이 해줬다. 여자가 남자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거기에 내 포인트를 살려야 하니까 어려웠을 것이다.

Q. 나를 연기하는 다른 배우를 보는 재미도 있었을 것 같다.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시사회로 보는데, 내가 만든 에드리브를 다른 사람이 했을 때 관객들이 즐거워하니, 그 희열이 엄청나더라. 이래서 감독을 하나 싶더라. 특히 배성우 형이 자기 머리를 만지면서 얘 머리 어떻게 하냐라고 하는 부분이 정말 재미있었다.

▲ 차태현은 "차태현 장르? 배우로 살면서 최고의 찬사"라고 고마워했다. 제공|NEW

Q. 필모그래피에 휴먼 코미디가 정말 많다. 변화를 주고 싶진 않나.

변화를 주고 싶기도 하다. 악역을 하고 싶기도 하고. 그런데 압도적으로 이런 종류의 시나리오가 많다. 선택지가 별로 없다, 하하. 지금까지 했던 장르와 다른 작품이 종종 들어오는데, 마음에 안들기도 하니까. 그러다보니 비슷한 장르에 많이 나오는 것 같다.

Q. 캐릭터가 아니라 장르로도 변화를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스릴러 장르에 출연하면 누가 봐도 내가 범인이다. 또 내가 범인이 아닌 것도 새롭지 않다. 하지만 장르가 주는 신선함이 있을 듯 하다. ‘신과 함께가 그런 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전보다 작품을 신중하게 보고 있다. 변화를 주기 위해서 많이 쉬었다가 돌아오는 방법도 있긴 하다.

Q. 그래도 차태현 장르로 만들어진 것 같다.

이번에 인터뷰를 하면서 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 기분이 좋더라. 이렇게 좋은 표현이 어디 있나 싶었다. 배우로 살면서 최고의 찬사다. 그래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신과 함께가 조금 다르다. 캐릭터는 비슷할 수 있지만, 장르가 새로워 다른 그림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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