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마스터'를 연출한 조의석 감독.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지난 2013년 영화 감시자들 550만 관객을 끌어모은 조의석 감독이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돌아왔다. 홍콩 영화 천공의 눈을 원작으로 한 감시자들연출 후 오리지널 작품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고, 그동안 모아뒀던 자료들을 살펴보던 중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에게 관심이 갔다.

‘마스터’의 시작은 알려진대로 조희팔이다. 조 감독은 "조희팔은 죽었지만,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본인 확인 불가'가 나왔다. 황당했고,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시작했다. 조희팔을 잡기 위해 경찰이 등장해야 했고, 피해자들의 모습까지 알게됐다. 그렇게 ‘마스터’의 뼈대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시작은 조희팔이었지만, 오로지 조희팔만 따라간 것은 아니다. 영화 속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진회장은 온갖 악행을 일삼는 인물이다. 지금까지 조의석 감독이 생각했던 나쁜 사람들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이병헌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주변인들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진회장을 잡기 위한 경찰이 있어야 했고, 단순함을 피하기 위해 박장군이 탄생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보고 만든 작품은 절대 아니다. 감독이 예지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앞날을 예상해서 영화를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쓴 것은 아닐 터. 완벽한 판타지고, 영화적 상황이라고 써 내려간 이야기가 현실돼 버린 것이다. '마스터'로 흥행작을 추가한 조의석 감독을 스포티비스타가 만났다.

Q. ‘마스터’ 소재를 어디서 얻었나.

시작은 조희팔이다. ‘감시자들’이 끝난 후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후 그동안 스크랩한 걸 봤다. 시작은 조희팔이었지만, 조희팔만의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았다. 경제사범과 그를 잡는 지능범죄수사대에 포커스를 맞춰, 그동안 생각했던 범죄자들을 모두 넣어서 진회장 캐릭터를 잡아갔다.

Q. 진회장 말고도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나온다.

처음에 진회장과 김재명을 만들었고, 두 사람 이야기로 풀다가 듀얼 스토리면 단순해 보일까봐 회의를 해서 박장군을 만들었다. 그러고나니 이야기가 좀 쫀쫀해졌다. 박장군이 만들어진 후 시나리오가 금방 나왔다.

▲ 영화 '마스터' 현장에서 이병헌, 김우빈, 강동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조의석 감독. 제공|CJ 엔터테인먼트

Q. 다양한 캐릭터가 재미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자칫 산만해질수도 있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밸런스다. 그것에 중점을 뒀다. 주연들은 당연히 같이 리듬을 타주면서 관객들이 같이 쫓아 올 수 있게 해야 하고, 조연들은 들어왔다 빠지는 맛이 있다. 지금까지 투톱으로 작품을 해 본 적은 없다.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자신이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영화가 잘 나오리라는 자신이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반성하는 부분이 있고, 많이 모자란 부분이 있다. 영화는 편집의 예술이다. 편집 기사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Q. 박장군 역을 맡은 김우빈이 자신이 튀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김우빈의 톤이 정말 좋았다. 영화 속에서 한 순간 “됐다!” 싶은 장면이 있었다. 대외적으로는 원 네트워크 실장인데 20대의 통통 튀는 모습이 있다. 그런 모습이 좋았다.

Q. 강동원도 새로운 모습을 봐서 좋았다.

김재명에 대한 목표는 남자들이 좋아하는 인물로 만드는 것이었다. 강동원 씨가 남성 팬도 있지만, 여성 팬들이 더 많다. 아주 터프한 형사로 만들까도 생각했지만, 머리를 쓰는 팀이다. 재명은 ‘감시자들’에서 설경구 선배가 연기했던 롤이다. 중심을 잡지만 에너지를 폭발시키진 않는다. “이때 욕 한번 하면 좋은데 재명은 못하고…”라고 답답해 하기도 했다.

Q. 이병헌과 강동원, 김우빈까지 모두 좋은 배우이긴 하나 잘 섞일지 걱정은 안했나.

그 세 명이 한 팀이고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움직였다면 걱정이 됐을 것이다. ‘감시자들’ 때도 같은 우려를 받았다. 각자 다른 작품에서 주연을 맡을 수 있는 배우들인데 한 작품에 모였다. 각 지점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김재명은 중심을 잡고, 진회장은 악역, 박장군은 서로 안 어울리니 둘 사이를 오가는 것이다. 우려는 많았지만, 영화를 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 영화 '마스터'로 흥행작을 추가한 조의석 감독. 제공|CJ 엔터테인먼트

Q. 영화가 총 2막 구성이다. 각각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1막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반복되지 말아야 하는 역사가 반복되는 사회를 이야기했고, 2막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나는 사회에서 관객들이 바라는 모습을 그렸다. 영화적인 상상력 안에서의 판타지였는데…, 하하.

Q. ‘감시자들’ 이후에 차기작까지 오래 기다린 느낌이다. ‘마스터’ 후 계획은 있나.

좀 쉬고 싶다. 휴식을 취하며 그동안 생각했던 이야기를 신인 작가들과 작업하려고 한다. 아직 정해지진 않았다. 일단은 휴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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