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을 위한 수상소감을 전한 배우 이병헌.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배우 이병헌의 수상소감이 대종상영화제를 초심으로 돌리고 과거의 명예를 되찾게 만들까.

이병헌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제 53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내부자들로 남우 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영광스러운 수상이었지만, 영광보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트로피를 잡아 들었다.

그럴만 했다. 이날 남우 주연상 후보 중 이병헌만이 유일하게 시상식에 참석했다. 대종상영화제 측은 시상식에 앞서 참석 여부와 상관없이 수상하겠다고 밝혔고, 이병헌이 영화 내부자들에서 보여준 연기는 그를 남우 주연상 수상자로 손색없음을 입증하기 충분했다.

국내외 스케줄을 소화하는 이병헌이 대종상영화제에 참석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후 그의 소감은 시상식 참석 이유를 알게 만들었다. 길고 긴 수상소감, 수상소감을 위장한 대종상영하제에 필요한 쓴소리를 하기 위해 참석한 것이다.

무대에 오른 이병헌은 먼저 감사하다고 짧은 소감을 전한 뒤 과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20년 전 신인상으로 처음 대종상 무대에 올랐다. 배우라면 누구나 한번쯤 무대에 오르고 싶은, 명예로운 시상식이었기에 설레고, 흥분되는 마음으로 참여했던 것이 어렴풋이 생각난다면서도, “(오늘) 시상식에 오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상을 받는 다는 것이 정말 기쁜데, 상을 받은 기쁨보다, 무거운 마음이 앞선게 솔직한 심정이었다고 과거와 달라진 현재의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대종상이 그동안 말이 많았고, 문제도 많았다. 여전히 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은 느낌이 있는 것은 나 뿐만 아니라 여러분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며 “53년동안, 그 긴시간을 지나면서 그 명예를 이전처럼 다시 찾는 것이 단시간에 해결될 일이 아닐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해다.

그러면서도 “53년이라는 긴 시간 명예를 유지하고, 명예로웠던 그 시상식이 불명예스럽게 이대로 없어지는 건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도 어떤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고 해결책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변화는 개인의 의지나 노력으로 된다기 보다는, 모두가 한 마음이 돼 조금씩 고민하고 노력을 하는 순간에 그 변화가 시작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언젠가 후배들이 내가 20년 전에 이 시상식에 오면서 설레고 영광스러웠던 똑같은 마음으로 시상식에 참여했으면 한다. 5~60년 전에 대선배님들이 아주 큰 뜻을 가지고 이 시상식을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후배들이 더 고민하고 노력해서 지켜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긴 수상소감을 마무리 했다.

길었지만, 모든 이들이 숨죽여 이병헌의 말에 집중했다. “지난해 보이콧의 여파로라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었다. 이병헌의 말처럼 모두가 노력해야 할 일이다대종상영화제 측은 이병헌의 수상소감을 몇번이도 다시 듣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반백년을 이어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상식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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