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마스터'에서 형사 김재명 팀장 역을 맡은 강동원.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마스터에서 강동원이 연기한 김재명은 참으로 단조로운 캐릭터다. 감정이 폭발하는 일도 드물고, 욕도 하지 않는다. 지능범죄수사대 팀장인 김재명은 스마트한 두뇌로 판을 짜고 사람들을 움직인다.

김재명은 2003년 데뷔한 강동원이 처음으로 도전한 형사 캐릭터다. 연기적으로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강동원에게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기에 신선했다. 강동원 역시 그런 생각에 마스터를 선택한 것도 있다.

김재명은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 하지만,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캐릭터다. 범죄액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트라우마가 있는 형사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복수를 위해 범인을 잡는 것도 아니다. 단지 정의를 위해 범죄자들을 소탕한다. 어쩌면 김재명은 상업영화에서 튀지 않는, 튈 수 없는 그런 인물이다.

배우 강동원은 끊임없이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나간다. 때로는 완벽히 상업적인 작품에 출연하고, 때로는 엄청난 위험을 지닌 도전을 감행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스터는 완벽히 상업적인 작품 안에서 자신만의 도전을 시도했다. 김재명으로 말이다. 지난 21일 개봉 후 5일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으니 강동원의 도전은 성공한 셈이다. 스포티비스타가 강동원을 만났다.

Q. 김재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김재명은 정확한 롤이 있다. ‘마스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나가야 했고, 재명의 감정에 이입해 통쾌함을 느껴야 한다. 내가 판을 깔아줘야 다른 사람들이 놀 수 있다. 이런 캐릭터를 처음 해 봤다. 처음부터 욕심을 버리고 잘 끌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욕심은 버렸지만 매력을 살려야 했다. 재명의 욕심이 없으면, 감정을 따라 올 수가 없다.

▲ 지금까지 보여준 적이 없어서 새로울 것이라 생각, '마스터'를 선택한 강동원. 제공|CJ 엔터테인먼트

Q. 캐릭터적으로 보여줄 것이 많진 않았을 텐데.

캐릭터적으로 많이 끌리는 캐릭터는 아니다. 내가 연기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많진 않았다.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기에 좀 더 신선할 수 있겠다 싶었다. 이렇게까지 차분하게 극을 끌고 간 적이 없다. 해보니까 답답하더라. 얼마나 어려운 지도 알았다. 다른 사람도 살리고 나도 살긴 어려웠다.

Q. 김재명 설정이 좋았던 지점은 있었나.

이번 캐릭터에 전사(前事)가 없다는 것이 좋았다. 바르고 건강하게 자란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겐 진회장을 잡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기존 작품에서 과거 트라우마나 개인적인 복수심에 불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재명은 그런 사람이 아니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다는 설정이 좋았다. 내가 했던 인물 중 가장 남성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Q. 이번 작품으로 남성 관객과 좀 가까워 질 수 있지 않을까.

하하, 그랬으면 좋겠다. ‘가려진 시간은 스토리나 그런 부분이 여성들이 더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언제나 평등하게 준비한다. 이번 작품은 남녀노소가 다 좋아할 것 같다.

Q. 전사가 없어서 잡아가는 과정이 더 어렵진 않았나.

그렇진 않았다. 더 믿음이 가는 캐릭터로 만들어서 관객들이 따라오게 만드는 것에 중점을 뒀다. 개인적으로는 재명의 성격을 보여주는 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건 개인적인 욕심일 뿐, 영화에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Q. 캐릭터를 위해 살을 많이 찌운 것으로 안다.

아무래도 경찰이니까, 마른 상태에서는 범인이랑 붙어서 액션을 하면 힘이 안 느껴진다. 팀원들 앞에 서 있을 때도 듬직해 보이길 원했다. 마르면 듬직함도 떨어진다. ‘이 사람은 무게감이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하고 싶었다.

Q. 액션을 하다 부상도 당하지 않았나.

구르거나 그런건 위험하니까 대역을 썼다. ‘전우치군도’ ‘형사보단 강도가 약했다. 카체이싱은 내가 하는게 아니라 범퍼카 같은 느낌이 들었다. 총격신은 좀 위험하다. 그러다가 부상을 당한 것이다. 좀 무섭다. 어떤 사람은 칼 쓰는게 무섭다고 하는데, 나는 총이 무섭더라. 화약을 다룬다. 파편이 튀니까 그게 무섭고 아프다.

▲ 강동원은 "우리는 김재명 같은 마스터를 원한다"고 했다. 제공|CJ 엔터테인먼트

Q. 김재명은 판을 짜는 인물이라고 했다. 그런 인물로서 마스터는 무엇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가.

이 영화는 캐릭터마다, 배우들마다 의미가 다를 것이다. 내 생각을 말하면 재명이 범을 잡는 이야기. 모두의 영화지만, 베이스는 김재명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제목인 마스터도 김재명이 마스터가 돼 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우리는 김재명같은 마스터를 원한다.

한편,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단위 사기 사건을 불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의 브레인까지,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작품이다. 현재 극장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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