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프리즌'을 통해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 배우 한석규. 제공|쇼박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배우 한석규가 젠틀함을 벗고 잔혹함을 입었다. 영화 프리즌에서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없는 교도소의 지배자 익호로 분한 한석규는 기존에 볼 수 없던 눈빛과 말투 등을 활용해 잔혹함의 끝을 보여준다.

그의 알 수 없는 출신은 그를 더욱 두려운 존재로 만들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잔혹함은 상대를 기죽게 만든다.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성격은 그를 맞설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한석규에서 본 적 없는 모습이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누구에게나 마음 속에 익호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내가 한 캐릭터들은 생경한 모습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것을 끌어낸 캐릭터들이라는 것이 한석규의 설명이다.

익호도 마찬가지다. 인물과 자신의 접점을 찾아 내고, 그 인물을 자신의 내면으로 가지고 들어온다. 사람마다 마음 속 다른 익호를 품고 있고, 두려운 익호를 만들 수 있다. 감독이 탄생시킨 캐릭터지만, 익호를 입는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인물이 나올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석규가 느낀 익호의 힘은 무엇일까. 영화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익호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겠다는 생각으로 칼을 가지고 달려오더라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것이 익호의 가장 큰 힘이다.

익호는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런 인물을 만나서 싸운다면 무서울 것 같다. 상대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 만크 두려운 것은 없다. 익호 몸에 있는 상처가 그런 상처가 아닌가 싶다. 자잘한 상처가 아니라, 굵고 강한 상처들 말이다.”

▲ 한석규는 익호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제공|쇼박스

앞서도 언급했듯이 한석규의 악역 도전은 처음이다. 두려움과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또 반대로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흥분된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한석규 역시 이 모든 감정을 한번에 느꼈다.

당연히 부담이 있었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고 생각했는데, 나현 감독이 한석규만의 익호를 만들어 보라고 하더라. 내가 생각한 것과 감독이 생각한 익호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면 피곤했겠지만 비슷했다. 나현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그런 악역이라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호는 교도소에서 살아왔다. 그 안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든 익호는 교도소 밖의 생활은 더이상 의미가 없을 것이다. 원한다면 언제든 밖으로 나갈 수 있었고, 교도소 안에서도 돈은 충분히 벌 수 있었다. 익호에게 목표는 형을 마치고 출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원래 영화에 부제목이 있었다. ‘영원한 제국이다. 그 부제목이 프리즌의 주제다. 익호라는 인물은 보통의 죄소자들처럼 형을 마치고 사회에 나가는 것이 아니다.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세상보다 그곳(교도소)이 좋고, 이 안에서 컨트롤이 가능하다.”

결국 익호에게는 돈도 필요 없는 물건이다. 그에게 돈은 사람을 부리는 수단이다.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돈으로 교도소라는 공간을 지배하고, 사람들에게 익호는 돈 위에 있는 그런 존재였으니 말이다.

익호가 돈을 버는 이유는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다. 돈을 사람을 지배하는 재미가 큰 인물이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벌 수 있지 않는가. 돈을 벌어서 사람들에게 주면 모두 그의 말을 듣는다. 사람들의 리액션이 재미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한석규만의 익호를 만들어 나갔다. 영화 속에 전사가 등장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상상을 해 봤다. 교도소에 처음 들어온 익호의 모습부터 익호가 이렇게 잔혹한 인물이 된 과정을 홀로 생각했다.

▲ '프리즌'에서 한석규만의 익호를 만들어낸 배우 한석규. 제공|쇼박스

한석규 상상 속 익호는 잡범이다. 잡범으로 교도소에 들어온 익호는 그곳에서 살아 남아야 했을 것이다. 그렇게 점차 변해간다. “교도소라는 공간이 익호를 만들어 낸 것 같다. 교도소에서 살아 남기 위해 그런 인물이 탄생했고, 완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프리즌은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놈들, 그들의 절대 제왕 익호와 새로 수감된 전직 꼴통 경찰 유건의 범죄 액션 영화다. 현재 극장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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