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픽 미'를 연상시킨 SBS '가요대전'의 신예 걸그룹 합동 무대. 사진|SBS 방송 캡처

[스포티비스타=심재걸 기자] SBS가 '프로듀스101' 콤플렉스를 '가요대전'에서 해소한 모습이다.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SBS '2016 SAF 가요대전'에는 '픽 미(PICK ME)'를 연상시키는 대규모 무대가 꾸며졌다. 신예 아이돌 그룹 12팀, 총 91명이 남녀로 나뉘어 무대에 서는 장관을 연출했다.

걸그룹은 모모랜드, 구구단, 우주소녀, 다이아, CLC, 라붐 등이 한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각자 대표곡을 하이라이트 형태로 보여줬는데 소속팀이 아니더라도 뒤에서 안무를 따라하며 함께 호흡했다. 줄지어 군무를 맞추는 모습에서 101명이 꾸민 '픽 미'와 흡사했다. 

'픽 미'는 올해 초 종영된 엠넷의 서바이벌 걸그룹 프로젝트 '프로듀스101' 주제곡이다. '프로듀스101'은 국내 기획사 연습생을 끌어모아 11인조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I.O.I)를 탄생시킨 프로그램이다. 아이오아이를 정상급 걸그룹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위치까지 올렸다.

하지만 '프로듀스101', '아이오아이'는 KBS를 제외한 지상파 방송사에서는 금지어로 통했다. 케이블 방송사를 통해 탄생된 걸그룹이라는 점에서 노골적인 견제가 존재했다.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에도 아이오아이는 SBS '인기가요', MBC '쇼 음악중심'에 단 한 차례도 출연하지 못했다. 6년 전 '슈퍼스타K' 출신들보다 라디오나 예능 프로그램의 벽은 낮아졌지만 유독 음악 프로그램에서 만큼은 족쇄를 유지시켰다.

 '쇼 음악중심'과 '인기가요'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이오아이가 첫 앨범을 냈던 5월부터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출연 요청으로 도배됐다. 하지만 매번 벽은 높았다. 이번 연말 가요축제에서도 아이오아이 완전체는 KBS에서만 유일하게 볼 수 있다. 

그렇게 날 선 자세를 취하던 SBS가 묘한 광경을 연출했다. 무대 위 멤버 간 대형까지 흡사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프로듀스101'은 연습생, '가요대전'은 갓 데뷔한 신인 걸그룹 멤버들을 끌어모았다. 저급한 권위주의라는 신랄한 비판에도 아이오아이 출연에 미동도 하지 않았던 것치고는 예상 밖의 유사한 무대가 펼쳐졌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